낙서장 [잡동사니]

창포의 진정작용 - 신재용 (해성한의원 원장)

YK Marine Engine 2013. 11. 27. 13:37

 

 

테세우스, 천하장사의 여정


테세우스는 그의 아버지인 아테네 왕 아이게우스처럼 천하장사였다.


‘테세우스’라는 이름의 뜻은 ‘묻혀 있는 보물’이다. 그렇다면 묻혀 있는 보물이란 어떤 것일까?

 

다름 아니라 칼과 신발이다. 여기에는 이런 사연이 있다.


아이게우스는 아들이 없어 신탁을 받는다. 그리고는 친구인 트로이젠 왕 피테우스를 찾아간다. 피테우스는 아이게우스가 받은 신탁이 의미심장함을 눈치 채고 그의 딸 아이트라를 술에 취한 아이게우스의 방에 들여보내 동침케 한다.

 

다음날, 간밤의 사정을 안 아이게우스가 아테네로 떠나기에 앞서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자기의 칼과 신발을 넣고 큰 바위를 들어 그 위에 올려놓는다. 그리고는 아이트라에게 말한다.


만약 아들을 낳아 그 아들이 장성하면 바위를 들어 올리고 구덩이에 감춰둔 칼과 신발을 가지고 아버지를 찾아오게 하라고. 그 후 아이트라는 아들을 낳고, 아들의 이름을 ‘묻혀 있는 보물’이라는 뜻으로 ‘테세우스’라 부른다.

 

 

테세우스와 아리아드네의 비련


장사 테세우스의 용감무쌍한 이야기는 끝이 없다.

 

그 중의 백미는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해치운 것이다.


테세우스가 아버지를 만난 후의 일인데, 그 동안 아버지는 크레타의 미노스 왕에게 괴물 미노타우로스의 먹잇감으로 아테네의 젊은이들을 바쳐왔던 터였는데, 테세우스가 먹잇감으로 자처하고 크레타의 미궁 안으로 들어가서 이 괴물을 처치한 것이다.


이 무용담에는 크레타의 공주 아리아드네의 공로가 빠질 수 없다.

 

한 눈에 테세우스에게 반한 공주가 미궁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한 뭉치의 실과 괴물을 죽일 한 자루의 칼을 테세우스에게 준 덕택이다.

 

테세우스는 실타래를 풀며 미궁에 들어가 칼로 괴물을 죽인 후 실타래를 따라 미로를 헤쳐 나온 것이다.


테세우스는 생명의 은인 아리아드네를 데리고, 아리아드네는 아비를 배반할 만큼 사랑하는 테세우스를 좇아, 두 사람은 배를 타고 크레타를 탈출한다. 그러다가 낙소스 섬에 이르러 뭍에 올라 잠시 쉰다. 긴장이 풀린 탓일까. 둘은 깜박 잠이 든다. 이때 술의 신 디오니소스가 테세우스의 꿈에 나타난다.


디오니소스는 테세우스에게 아리아드네를 남겨두고 홀로 떠나라고 말한다. 꿈에서 이 말을 들은 테세우스는 홀로 떠난다. 뒤늦게 잠에서 깬 아리아드네는 멀어져 가는 테세우스의 배를 보며 오열한다.


이때 디오니소스가 나타나 아리아드네에게 약을 먹인다. 그러자 테세우스에 관한 사랑과 온갖 기억들이 아리아드네로부터 모두 사라져 없어진다.

 

[진정작용을 하는 창포]

 


아리아드네를 진정시킨 약은 무엇이었을까?

 

만약 한의사가 아리아드네에게 약을 준다면 어떤 약을 주게 될까?


창포가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창포는 진정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공격적 행위를 억제시키며 분방하고 부산한 행위를 진정시킬 수 있는 것이 창포다.


걱정하고, 슬퍼하고, 기뻐하다가 갑자기 즐거움을 잊은 듯한 상태가 아침에는 나았다가 저녁 때 발병하고 또는 저녁에 나았다가 아침이면 발병하는 증상을 다스리는 것도 창포다.

 

창포는 우울증을 치료한다.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잊지 않게 하는 효능도 있다.

 

그래서 머리를 총명케 하는 약으로도 많이 쓴다.


창포는 사철 내내 푸른 상록의 다년생 초본이다.

 

창포의 ‘창’은 ‘창성’하다는 뜻이고, ‘포’는 창성한 모양이 ‘향포’와 같다는 뜻이다.

 

주로 산의 계곡 사이 계류 주변 또는 계류의 수석 틈에 난다.


그래서 ‘석창포’ 또는 ‘계창’이라 부른다.

 

잎은 칼 모양으로 뭉쳐난다. 그래서 ‘검초’라 부르기도 한다. 뿌리줄기를 약으로 쓴다.

 

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맵다.

 

의서에는 “반드시 돌 위에서 생장하는 것이 좋고 그렇지 않은 것은 효과가 없다.”고 했다.

 

그러니까 ‘석창포’만이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창포의 효능은 다양하다.

 

우선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돋운다. 위장의 이상 발효를 억제하며, 장관 평활근의 경련을 완화한다. 식체, 복부 팽만 또는 더위를 먹고 배 아프거나 토사곽란이 심한 것을 다스린다.


또 청력장애를 치료한다. 바람이나 물소리와 같이 들리는 이명도 다스린다.

 

창포를 쌀뜨물에 하룻밤 담갔다가 구운 것을 끓인 물에 돼지콩팥, 파 흰 뿌리, 쌀 등을 넣어 국처럼 만들어 늘 빈속에 먹는다. 또 풍기와 습기를 없앤다.


신경성 두통이나 눈물이 저절로 흐르는 데 좋다.

 

이외에 소변을 하룻밤에 수십 번 보는 증상을 완화시키고 사타구니에 땀이 많을 때나 여성의 냉이 많이 흐를 때도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