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
크론병은 무엇인가?
크론병은 크론이라는 사람이 처음 기재한 이래 이렇게 불리고 있다. 이 병은 위장관의 어디에든 침범할 수 있는 궤양성 질환으로 소장에 가장 잘 침범하며, 회장 말단부에서 가장 흔하게 시작한다.
궤양성 장염의 한 가지 종류이며, 코르티코스테로이드·설파살라진의 약물 치료제 등 여러 가지 면에서 궤양성 대장염과 유사한 점도 있으나, 소장을 주로 침범하고 위장관의 전층을 모두 침범하며, 건너뛰는 병변이 있다는 점 등이 다르다. 넓게 궤양성 장염의 종류에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있으며, 그 중간에 어느 쪽에도 정확하게 넣을 수도 없는 미확정성 대장염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크론병은 궤양성 대장염과 마찬가지로 북미와 북유럽 백인에게 많고 연간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1~6명이며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10~100명으로 궤양성 대장염보다는 약간 적다. 궤양성 대장염과 달리 이 병은 흡연자에게 많으며 15~25세의 젊은 층에서 호발한다.
이 질환은 우리나라에서는 약 10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볼 수 없었으나 요즘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서 이제는 젊은 사람이 배가 아프고 단백질이 저하되어 있거나, 혈변이 있고 빈혈이 있으면 이 병을 먼저 고려하게 될 정도로 많아지고 있다. 이전에 유사한 질환은 모두 결핵성 장염이었으나 지금은 결핵성 장염보다는 크론병이 더 많은 것으로 추측된다.
일본에서도 결핵성 장염이 줄어들면서 크론병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하였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크론병은 궤양성 대장염보다는 적어서 궤양성 대장염의 약 30% 정도이다.
크론병의 증상과 진단
크론병의 원인은 궤양성 대장염과 마찬가지로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마이코박테리움 투버쿨로시스 같은 세균 또는 허피스바이러스 등 여러가지의 감염과 관계가 깊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크론병의 경우, 궤양이 심하면 혈액 속의 단백질이 누출되어서 저알부민 혈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크론병은 병리학적으로 소장, 특히 회장 말단부를 매우 잘 침범하며, 궤양성 대장염이 점막층에만 염증이 국한되는데 반하여 전층을 침범한다. 또 병변이 연결되어 있지 않고 건너뛰는 성질이 있는데 이 건너뛰는 현상을 스키프 병변이라고 하며 매우 중요한 특징으로 여긴다.
또 이런 건너뛰는 병변의 일종으로 항문을 잘 침범하여 항문이 찢어져서 보통 대변을 볼 때 통증이 있는 치열, 치루, 항문 주위 농양 등을 잘 형성하므로 항문에 늘 문제가 있고 배가 아픈 사람의 경우, 병을 한번은 생각하여야 한다.
치루는 항문 주위에서 누공을 형성하는 것으로서 겉의 피부로 누공을 형성해서 배설물이 새어나올 수도 있고 직장과 직장 내부, 방광, 질 등으로 누공이 형성되면 겉으로 보아서는 모르는 경우도 있다. 이런 누공이 막히면 고름이 생기는 것이 항문 주위 농양이다.
이 병은 대장을 침범할 수 있지만 궤양성 대장염처럼 직장을 먼저 침범하지 않으며 역시 건너뛰는 병변을 형성한다.
대장 내시경으로 관찰하면 장 점막이 부어올라서 마치 조약돌길 모양으로 울퉁불퉁하며 그 사이사이에 긴 종주하는 불규칙한 모양의 궤양이 있다.
피곤하면 입 속에 5㎜ 크기 정도의 작은 궤양이 생겨서 매우 아픈 것을 경험하는데 이런 병변을 아프타라고 하며 크론병의 초기 병변으로서 이와 유사한 아프타 모양의 병변이 장점막에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을 아프타병변이라고 한다.
크론병에서 생기는 궤양은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와는 다르게 매우 깊고 근육층을 헤집고 생기는 것 같다고 해서 열창성 궤양이라고 하며, 이런 종류의 궤양은 누공을 매우 잘 만들며 피부에 누공을 만들어서 대변이 밖으로 나오거나 창자와 창자 사이를 안에서 연결하는 누공을 잘 만드는 특징이 있다.
내시경 검사 시에 조직 검사를 하여 전형적인 육아종이 관찰되면 진단이 가능하지만 이런 육아종이 보이는 경우는 20% 정도에 지나지 않으며 여러가지 소견을 종합하여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크론병의 치료
치료에 사용하는 약은 급성기에는 스테로이드제제와 5-아미노살리실산, 메트로니다졸 같은 항생제 등을 사용하지만 항생제가 효과가 없으면 아자타이오프린, 6-머캅토프, 사이클로스포린 같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 병은 협착, 천공, 누공 등의 합병증이 매우 잘 생기며 이런 합병증이 생기면 수술을 해야 한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만을 제거하면 되지만 크론병은 소장 전체를 자르는 수술은 불가능하고 침범된 부위를 포함하여 넓게 절제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병변이 여러 곳에 있거나 여러 번 재발을 해서 수술을 되풀이하다 보면 소장이 짧아져 단소 소장 증후군이 생기지만 궤양성 대장염보다는 그 발병률이 훨씬 낮다. 만성 질환 중에서 이 크론병만큼 환자에게 고통을 주고 낫지 않는 병도 흔하지 않고 또 일단 걸리면 일평생 동안 지속되기 때문에 현재는 환자들을 중심으로 모임이 결성되어 환자들이 서로 격려하고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