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이상 열나는 아이, '불명열' 유의하라!
1주이상 열나면 요로 감염, 패혈증, 뇌수막염 등 세균성 감염 가능성
어린 자녀의 갑작스런 발열로 당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성인은 체온조절 능력이 강해 38~39˚C의 고열이 흔치 않지만, 상대적으로 조절능력이 떨어지는 소아의 열은 다양한 질환을 드러내는 징조일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 발열의 가장 흔한 원인은 급성 바이러스성 상기도 감염이다.
감기나 인후염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 대체로 초기 2~3일간 열이 심하고 콧물이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이 경우 특별한 치료 없이도 보통 3~4일 이내에 열이 내리고 대부분 2주 이내에 증상이 사라진다.
1주 이상 발열이 지속될 때는 요로 감염이나 패혈증, 뇌수막염등 세균성 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질환들은 항생제를 적절히 사용해야만 후유증 없이 회복될 수 있다.
중이염과 부비동염은 항생제를 처방하는 가장 흔한 경우지만, 일부에선 정확한 진단 없이 무분별하게 항생제를 처방해 문제가 되기도 한다.
반드시 원인 세균에 대한 항생제 내성을 고려해 적절하게 항생제를 써야 재발이나 만성화를 막을 수 있다.
입원 후 정맥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도 있다.
대표적으로 요로 감염이 있는데, 소변 검사를 해보기 전까지 발열 외에는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요로감염으로 진단되면 보통 3~7일간 정맥 항생제 요법을 받게 된다.
2주 이상 원인 없이 열날때 귀 내시경, 혈액 검사등 단계적 검사
2주이상 열이 지속돼도 그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소위 '불명열(fever of unknown origin, FUO)' 이라고 부른다.
불명열 중엔 드물지만 악성 종양, 류마티스성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이 있을 수 있어 입원 후 가능한 빨리 진단받고 치료를 하는 게 중요하다.
지난해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에 내원한 불명열 환자 가운데 10~20% 정도가 이런 중증 질환에 해당됐다. 이러한 불명열은 원인을 구별해내기 위해 다양한 진단 기법을 통해 단계적으로 접근한다.
일차적으로 바이러스성 열 감기의 특이한 발열 양상인지, 감기합병증으로 오는 세균성 감염(중이염, 부비동염, 폐렴 등) 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귀 내시경, 방사선 촬영, 간단한 혈액검사를 거친다.
이를 통해서도 원인이 확인되지 않으면 더 세부적인 검사를 시행하게 되는데, 예를 들면 다양한 바이러스와 세균에 대한 혈액 및 체액검사, 자가항체 검사, 초음파, CT 등이다.
검사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입원 후 의료진의 세밀한 관찰이다.
발열 양상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항생제나 소염 진통제 등에 환자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최종 진단 또는 추정 진단이 내려지면 다양한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 면역 조절제 등으로 적절한 치료를 하면서 환자 상태가 호전되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원인 불명 오랜 고열, 2세 남아
기침,가래 외에 별다른 증상이 없으면서도 매일 40도에 가까운 열이 발생. 연고지인 광주지역에서 졸합병원 세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검사를 받고 치료를 했지만 원인을 찾지 못함. 2013년 2월 중앙대병원에서 '불명열' 진단받고 입원치료.
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발열클리닉 윤기욱 교수의 Solution
- 이미 타 병원에서 많은 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바로 2~3단계 검사인 뇌척수액 검사, 골수 검사, CT, MRI, 면역검사, 류마티스 검사, 배양 검사 등 시행
- 검사 결과를 통해 불명열의 주요 원인인 악성 종양, 패혈증, 결핵, 복부 농양, 임파선 질환등 배제
- 약 2주간 입원하면서 주의 깊게 관찰하던 중 관절에 염증 소견을 보여 스테로이드 치료 시행
- 급속히 열이 떨어지고 전신 상태도 빠르게 회복돼 결국 '류마티스성 관절염'으로 확진
- 소아의 불명열 원인이 류마티스성 관절염으로 진단되는 경우는 전체의 5~10% 정도
- 퇴원 후 특별한 합병증이 없었고, 발열도 지속되지 않음. 스테로이드 유지 치료는 광주 지역 병원에서 받도록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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