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패션 룩~
아기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크리스마스는 종교를 뛰어 넘어 전 세계인이 즐기는 홀리데이가 된지 오래지만, 박애와 이웃사랑의 정신만은 매년 넘치는 온정으로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특히 모자 뜨기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많은 이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는 '세이브 더 칠드런 (Save The Children)' 은 크리스마스 주간인 12월을 맞아 사랑의 결실을 독려하기 위한 대규모 옥션 이벤트를 준비중이다.
내외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추구하고자 자선행사가 즐비한 패션계와 손잡고 유명한 디자이너들의 재능기부로 이루어낸 이 행사는, 12월 한 달 동안 Alex-ander Mcqueen, Burberry, Paul Smith, Henry Holland 등 영국을 대표하는 패션하우스들과 크리스마스 정신을 불어 넣어 제작한 스웨터들을 앞세워 경매에 참여한다. 특히 홈페이지에 미리 공개된 스웨터들은 각 디자이너의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으면서도 우리들의 미래인 아이의 순수함을 반영하듯 흥미로운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29일과 30일 이틀에 걸쳐 제품마다 동일하게 최저가인 £ 1.50 으로 경매를 시작하니, 뜻 깊은 의미가 담긴 한정 에디션이라는 이 스웨터들을 '득템'하고자 한다면 다음에 이어질 스타일링에도 주목할 것.
첫 눈에 가장 먼저 눈에 띈 스웨터는 버버리 제품이었다. 따뜻한 크리스마스의 런던 시내를 촘촘하게 담아낸 니들 자수와 하트 모양이 보기만 해도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기분!
런던의 상징인 빅벤과 이층버스, 시가지의 정경들이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처럼 꾸며진 이 스웨터에 클래식한 느낌을 가미한다면 사랑스러운 런던 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올 시즌 런웨이를 휩쓸었던 체크 패턴과 더플코트를 선택하되, 디자인은 최대한 클래식함을 살리는 것이 관건이다. 여기에 텍스처가 믹스된 타탄체크나 생지데님 소재의 플리츠 스커트를 매치하면 너무 올드하지 않은 프레피 룩이 완성된다.
여성스러움을 살려줄 부드러운 스웨이드나 앙고라 재질의 장갑과 라인이 잘 떨어진 싸이하이 부츠(허벅지까지 올라오는 롱부츠) 혹은 리본이 테이핑 된 로퍼도 훌륭한 선택이다.
한 편의 명화를 거장처럼 장엄함과 결코 가볍지 않은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알렉산더 맥퀸의 스웨터는 한겨울에 피어난 눈꽃의 절경을 보는 듯한 프린지 장식이 인상적이다.
스웨터의 드라마틱함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전체적으로 톤 다운시킨 블랙 아이템들을 매치해 보면 어떨까. 디테일을 감춘 기모노 핏의 코트로 풍성한 느낌을 살리되, 웻 룩 레깅스의 스틸레토 부티로 날렵한 시크함을 유지하는 것도 잊지 말 것!
영국 젠틀맨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도록 남성들의 사랑을 받아 온 폴 스미스는 특유의 댄디함을 잃지 않으면서도 위트 있는 '선글라스 독' 의 일러스트로 남심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장난스러운 미소를 띠고 있는 강아지의 익살스러운 모습을 그대로 전체적인 룩에 담아보자.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풍기는 타탄체크 시가렛 팬츠(담배처럼 가느다란 모양의 팬츠)나 양말에 포인트를 줄 수 있는 그레이 헤링본 서스펜더 팬츠가 그에 알맞은 해답이 되어줄지도.
여기에 깔끔한 재킷과 생 로랑의 은은한 광택이 나는 부츠로 마무리하거나, 네이비와 찰떡궁합인 버건디 니트 비니, 컬러블록 처리된 스웨이드 봄버로 소년 같은 무드를 주어도 좋겠다.
영국의 재기발랄한 디자이너 헨리 홀랜드는 역시나 하우스 홀랜드다운 시퀸(스팽글처럼 반짝거리는 얇은 장식 조각)으로 축제를 제대로 즐길 준비를 마친 모양이다.
다양한 컬러감과 함께 플라스틱, 홀로그램 등 반짝이는 소재의 디테일로 무장하면 입에서 저절로 흥겨운 캐럴이 흘러나올 듯 하다.
아무리 과하더라도 지나쳐 보이지 않은 만큼 크리스마스에 가장 잘 어울릴 룩이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간해선 소화하기 힘든 룩이라고 망설여진다면 베이직한 팬츠나 컬러진에다가 더플코트 등으로 무난하게 매치한 후, 빛나는 사첼 백 정도로 포인트를 주어도 충분히 빛나는 크리스마스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패턴을 자유자재로 다루어 유니크한 남성 니트웨어를 만들어내며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낸 시블링.
남자친구의 옷을 탐내야 했던 여성들을 위해 'SISTER by sibling' 이란 이름으로 조만간 여성복 라인도 런칭을 앞두고 있다.
포근한 아이보리의 니트 바탕에 한 편의 만화 주인공으로도 손색이 없을 법한 크리스마스트리 캐릭터로 위트를 더한 시블링의 니트는 일명 보이프렌드 룩을 실현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벨벳 소재로 보온성을 높인과 동시에 특유의 질감으로 반짝임을 느끼게 해 줄 체크 패턴의 팬츠를 곁들이는 건 어떨까.
또는 배기 사이즈의 디스트로이드 진(올을 풀거나 멋을 살린 청바지) 에다가 푹신한 아크네 무스탕 혹은 패치워크 된 페이크 퍼(fur) 코트로 마무리 해 보자.
투박하지만 사랑스러운 디테일의 가죽장갑과 스웨이드 모자로 포인트를 주고 프로엔자슐러 클러치로 마무리하면 강약이 살아 있는 자연스러운 느낌의 보이프렌드 룩 완성!
임의로 선정한 다섯 개의 스웨터 외에도, 무궁무진한 스타일링이 가능한 총 14종의 다양한 스웨터들이 너도 나도 각자의 매력을 뽐내며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으니 올 겨울 누구보다도 따뜻한 선물을 주고 받고 싶은 이들에게 이보자 더 의미 깊고 풍성한 '기브 앤 테이크' 가 또 있을까?
허름한 헛간에서 탄생했지만 그 누구보다 커다란 축복과 세례를 받고 태어난 아기예수처럼, 세상의 모든 이들이 따뜻한 마음을 품을 수 있는 행복한 겨울이 되기를!
사진 출처: Save The Children UK, Burberry, Saint Laurant, MOSCHINO, AC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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