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한 세계 최초의 다큐멘터리 영화인 <고양이춤>은 독립영화로는 이례적으로 1만 관객 수를 돌파한 인기작이다. 입소문을 타고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얼마 전에는 공중파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사람들은 왜 이 독립영화에 주목했을까?
<고양이춤>은 어느 날 우연히 그러나 운명처럼, 길 위의 고양이들에게 마음을 열게 된 남자들의 시선을 따라간다.
한 남자는 시인이자 여행가인 이용한 작가이고, 또 한 남자는 CF를 만드는 윤기형 감독이다.
시인은 그의 카메라로 길고양이들의 일상을 날마다 따라가며 기록했고, CF감독은 비디오카메라로 길고양이들을 뒤쫓으며 그들에게 밥 주는 사람들을 만난다.
이들의 고양이 파파라치 작업을 엿보는 동안 우리는 어떤 인생철학을 배울 수 있을까?
"고양이… 좋아하세요?" 두 남자는 자주 보게 되는 고양이들에게는 이름도 지어주고, 밥도 챙기기 시작한다. 그렇게 두 남자는 길고양이들과 조금씩 서로의 거리를 좁혀가며 길 위의 삶을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길고양이들의 일상을 기록해나가는 과정에서 그들을 향한 세상의 따가운 시선을 만나게 된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길고양이를 도둑고양이로 폄훼하거나 무턱대고 해악을 끼치는 대상으로 치부해버리기 일쑤다.
길 위에서 태어나, 길 위에서 사랑하고, 길 위에서 죽는 존재가 비단 길고양이뿐일까?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주변의 모든 오브제들은 어느 날 문득 그 존재감을 드러낸다.
하지만 우리의 무심함 속에 얼마나 많은 세계들이 바래져 가고 있을까?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도 분명 또 다른 세계가 있는 것이다.
마치 흐린 날이라고, 또 밤이라고 해서 태양이 사라진 것이 아니듯,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도 분명 있다. 주위를 둘러 보면 바로 곁에 있는 길고양이들의 세상도 그러하다.
누구에게나 인생은 녹록하지 않다. 게 중 요령 있게 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자면 대개 비슷한 습관을 가지고 있다.
남들은 쉽게 지나치는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구석을 예리하게 잡아낸다.
섬세한 관찰력은 상대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 기회는 보다 많은 이해심이나 혜안으로 우리 삶에 재산이 된다.
길고양이를 향한 따가운 시선이나 미신에 의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를 이해하려는 마음을 가져 보자.
우리 모두는 인생이라는 길위에 놓여지고 치열하게 그 길 위를 걸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길 끝에서 생을 마감한다.
우리 생의 길동무란 많을수록 좋은 법! 그것이 길고양이인들 어떻겠는가.
무관심했던 사각지대에 대한 이해와 관심은 당신을 또 다른 세상으로 안내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눈앞의 문제에 전전긍긍하고 있다면 조금만 시선을 돌려 보자.
1도 더 따뜻해진 마음으로 세상의 구석을 바라본다면 당신은 보다 나은 인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