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잡동사니]

변화는 또 다른 이름의 기회다

YK Marine Engine 2013. 10. 22. 17:21

 

 

 

스포츠는 종종 인생에 비유되곤 한다. 그중에서도 야구는 경기의 말미인 9회말 2아웃에 역전을 이뤄내며 승부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 치 앞도 종잡을 수 없는 우리 인생사를 대변하기도 한다.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 <내 인생의 마지막 변화구>는 할리우드의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 무뚝뚝하고 고집불통인 아버지와 까칠한 딸이 서로를 변화시킬 찬스를 잡아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는 인생에 찾아오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기회로 삼아 지혜롭게 대처해 나갈 것을 알려준다. 


 

 


수 십 년간 메이저리그에서 야구 스카우터로 종사해 온 거스 로펠(클린트 이스트우드 분)은 야구 방망이가 갈라진 모양만 슬쩍 봐도, 공을 스치는 소리만 들어도 좋은 투수를 단번에 알아보는 업계 최고의 실력자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시력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건강이 점차 악화되면서 구단으로부터 퇴출될 위기에 놓인다. 
 
 

 

 


마치 연장 없는 9회말 2아웃 같은 상황에 부딪힌 거스는 이제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스카우팅을 위한 여행을 떠난다. 마침 자신을 찾아온 딸 미키(에이미 아담스)가 아버지의 건강을 염려하며 스카우팅에 동참하기로 한다.

하지만 이 둘은 사실, 사이가 껄끄럽다 못해 남보다도 서먹하고 어색해 하는 부녀 사이다. 미키는 오랜 시간 자신을 버려두었던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서운함을 간직하고 있고, 거스는 딸에게 자신의 진심을 털어놓을 만한 기회는커녕, 그녀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시도해본 적도 없다. 
 

 

 


 
이처럼 불편한 동행에 나선 두 사람은 오랫동안 각자의 가슴에만 묻어뒀던 과거의 진실을 서서히 발견해 나간다. 미키가 성인이 되어서도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 할 정도로 힘들어 했던 가족의 과거사는 바로 아버지 거스의 이기적인 행동이 아닌, 오직 딸인 미키만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던 것. 선수 스카우트를 위해 떠났던 이 여행이 이들의 남겨진 미래를 바꿀 수 있는 9회말 역전 찬스로 작용한 셈이다. 
 

 

 


또한 미키는 아버지와의 여행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서도 새로운 반환점을 맞이한다. 스카우트 일을 도우면서 그간 변호사로서의 자기 업무에 대해 회의감을 갖게 되는 것.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야구장에 다니면서 어깨 너머로 배운 좋은 투수를 알아보는 선구안이 자신에게도 고스란히 살아있음을 확인하면서 삭막한 법조계보다도 야구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야구장이야말로 자신이 머물러야 할 곳임을 깨닫는다. 
 
 

 

 


 
영화는 아버지의 천부적인 직구와 딸의 변화구를 조합해서 지금까지 불리하게만 흘러가던 모든 상황을 한 방에 역전시키며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원래 이 영화의 원제는 "Trouble With The Curve"다. 즉, 직구가 아닌 변화구에는 언제나 이런저런 어려움과 문제가 따르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자신이 좋아하는 직구가 오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방향을 예측하기 힘든 변화구 앞에서도 용기를 내어 지금까지와는 다른 자세를 취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알려준다. 변화는 또 다른 이름의 ‘기회’다. 삶에서 변화라는 이름으로 찾아오는 소중한 기회를 포착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돌파해 나가는 용기와 열정이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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