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사는 것과 마음의 풍요는 또 다른 문제이다. 물질적 풍족함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상처 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지향하겠다는 힐링이 유행이다. 이중 자연을 통해 몸과 마음의 건강함을 추구하는 에코힐링의 열풍이 심상치 않다.
[엄마처럼 포근한 자연이 치유한다]
어릴 적 뛰어 놀다 다치면 엄마가 아픈 곳을 ‘호~’ 하고 불어주며 놀란 마음을 달래줬다. 입바람이 상처를 치유할 리는 만무하지만 금새 울음을 그치던 어린 시절의 우리. 엄마의 손길이 닿으면 거짓말처럼 아픔이 덜해지고 안심이 됐었다. 생각해보면 그것이 요즘 흔히 말하는 ‘힐링’ 이 아니었을까?
세월이 흘러 도시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겐 정신과 마음의 치유가 필요하다.개인의 삶을 의미있고 행복하고 충만하게 살게 하는 일체의 행위인 힐링. 이중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것이 에코힐링(echo-healing)은 자연(Ecology)과 치유(Healing)의 합성어로, 자연 속에서 치유력을 회복하고, 몸과 마음이 튼튼하고 건강한 삶을 만든다.
사실 이것은 어제 오늘 생겨난 개념은 아니다. 1936년 노벨 생리학상을 수상한 한스 세리 박사의 스트레스가 체내 질병을 야기한다는 이론이 알려진 후 몸과 마음의 연결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고, 대체의학이나 자연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시작이다.
왜 하필 자연일까? 근본적으로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난 존재이기에, 도시 생활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밖에 없다. 엄마 품 같은 자연을 통해서만 진정한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에코힐링 전문가들의 말이다. 고도화된 사회일수록 긴장과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것은 당연한 일이고, 자연을 찾아 마음을 느슨하게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
[피톤치드 속을 거닐자]
구체적으로 에코힐링은 어떤 것일까? 아스팔트가 덮이지 않는 땅 위를 걸으며 흙의 감촉을 느끼고, 숲 속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것 등 자연 속에서의 활동을 통해 상쾌한 기분을 충전하는 것이다. 그 속에서 걷고 숨쉬는 것 만으로 몸과 뇌가 자극되어 면역력도 높아지고, 몸과 마음의 긴장을 동시에 풀어주며, 건강에 도움이 된다.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에코힐링 워킹(eco-healing walking)이다. 일반적인 걷기 운동은 심폐기능 등 몸의 건강, 걷기의 양을 우선시하지만, 에코힐링 워킹은 정신 건강에 집중한다. 자연을 느끼는 동안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은 즐거움을 느끼게 하고, 감성 영역인 우뇌를 활성화시켜정서 안정에도 도움을 준다.
숲에서는 삼림욕과 에코힐링 워킹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숲이 가장 좋은 계절은 봄과 여름. 여름엔 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의 양이 겨울에 비해 5~10배나 되기 때문이다. 물론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나무와 앙상한 겨울나무도 피톤치드를 발산하므로 계절을 가리지 않고 숲을 찾는 것이 좋다. 하루 중 피톤치드의 양이 가장 많은 시간은 새벽 6시, 오전 11시~12시 사이라는 것도 참고하자.
[일상 속 에코힐링 실천하기]
열일 제치고 여행을 떠나면 좋겠지만 굳이 자연으로 떠난다고 에코힐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연의 방식대로 자연을 즐기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가 자연을 접하는 방식은 허리띠를 풀어놓고 양껏 먹고 마시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다. 산이든, 계곡이든 상관없이 행동은 도시 생활과 똑같았다는 이야기다. 에코힐링에 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먹고 마시며 배를 채우기 보다는 자연 속에서 비워낼 줄 알아야 한다는 것.
이런 핵심포인트를 알면 굳이 도시를 떠나지 않아도 된다. 도시의 일상 속에도 자연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도심 속 가로수나 사무실 한 귀퉁이의 화분 속 식물도 자연의 일부다. 가까이에 있는 자연을 바라보며 여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당장 힐링이 필요한 당신, 잠깐의 시간이라도 일상에서 마주치는 꽃과 나무에 관심을 가져보라! 자연에 말을 거는 순간, 삶을 돌아보게 되고, 평화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에코힐링 최적의 장소 - 춘천 제이드가든 수목원]
조용하고 여유 있는 자연 속 휴식을 즐기고 싶다면 수목원만한 곳도 없다. 강원 춘천시 남산면에 위치한 제이드가든 수목원에 가면 사계절 자연이 품어내는 싱그러운 에너지를 만날 수 있다. ‘숲속에서 만나는 작은 유럽’이란 콘셉트로 입구 건물부터 유럽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리며 전체적인 분위기를 유럽풍에 맞춘 이곳은 약 16만㎡ 부지에 10만여㎡의 분원이 조성되어 있다. 한국 중부 지역에서 자랄 수 있는 국내외 식물을 수집해 놓았는데 강력한 원색보다는 수수하고 은은한 색채의 화훼류 위주로 꾸며진 분원은 24개로 나뉘어 있고, 만병초, 단풍나무, 붓꽃, 블루베리 등 총 2600여 종의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 꽃을 피우는 다년생 초화들을 영국식으로 꾸며 놓은 보더 가든, 이탈리아풍 정원에 수로를 중심으로 잔디밭과 화단을 꾸민 이탈리안 가든 등 24곳의 정원과 수생식물원, 편의시설이 일자로 길게 줄지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희귀한 만병초가 가득한 ‘로도덴드론 가든’이다. 고산지대에서 자생하는 만병초를 비롯해 양치식물류와 노루오줌류 등 만병초가 시선을 붙잡는다. 해발 180m인 ‘스카이 가든’ 정상에 오르면 경기 가평과 강원 화천을 가로지르는 화악산의 정기를 받은 야생화 언덕이 펼쳐진다. 왕복 1.5㎞ 정도로 수목원을 천천히 둘러보는 데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숲속에서 유유자적하며 걷다가 지치면 쉴 수 있는 다양한 편의시설까지 갖추고 있어 주말 나들이 장소로 그만이다. 강원도 청정지역에서 나는 식재료와 블루베리 등을 쓰는 레스토랑과 카페도 갖추고 있으며, 서양식 정원 가꾸기를 가르쳐주는 가드닝 강좌와 수목원 해설, 나무 목걸이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9월 중에는 국화 전시회도 열릴 예정이다. 경춘선 굴봉산역 인근에 자리하고 있으며, 굴봉산역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홈페이지 www.jadegarden.kr, 문의033-260-8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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