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잡동사니]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에게 기회는 있다"

YK Marine Engine 2013. 11. 4. 11:05

 

 

 

원래 '밀리언 달러 베이비'란 별 생각 없이 집어든 중고가게의 초라한 물건이 예상치 않게 큰 값어치를 갖고 있을 때 쓰이는 말이다.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매일을 별 기대 없이 살아가던 삶의 끝자락에 문득 찾아든, 생의 빛나는 한 순간을 담은 작품이다.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직접 메가폰을 잡고 주연까지 맡은 이 영화에서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소중한 기회들과 삶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한때 잘나가는 권투 트레이너였던 프랭키(클린트 이스트우드 분)는 은퇴한 복서이자 절친한 친구인 스크랩(모건 프리먼 분)과 함께 허름한 체육관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명성은 사라진 지 오래, 기껏 공들여 훈련시켜 놓은 선수를 다른 트레이너에게 빼앗기거나 어린 선수들에게 무시를 당하는 등 이들은 일찌감치 한물 간 취급을 받으며 그럭저럭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체육관에 서른 살이 넘은 매기(힐러리 스웽크 분)가 찾아와 권투를 배우고 싶다고 말한다. 그녀는 프랭키에게 자신을 프로 권투선수로 키워줄 것을 부탁하는데 프랭키는 단칼에 거절하지만, 매일 연습을 하러 체육관에 오는 매기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면서 조금씩 마음이 기울기 시작한다.

 

 

 

매기의 열정과 집념에 마음이 움직인 프랭키는 그녀의 트레이너가 되기로 결심하고, 이들은 서로를 이해하는 파트너이자 마치 부녀 같은 친밀한 사이가 된다. 매기는 나가는 시합마다 승승장구하며 수많은 팬들이 그녀의 이름을 연호한다.

 

매기는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자신에게 냉소를 퍼붓는 가족들을 뒤로하고 삶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며, 그녀의 곁에는 진짜 가족보다 더욱 따뜻하게 그녀를 지켜봐주는 프랭키가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삶이 충만했던 것도 한 순간, 상상도 못했던 불행한 사건이 매기와 프랭키를 덮치고 이 사고로 인해 온몸이 마비되어 거동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된 매기는 프랭키에게 마지막으로 자신이 아름답게 떠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결국 매기와 프랭키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애처로운 이별을 맞게 되지만, 친구 스크랩의 말대로 매기는 프랭키 덕분에 삶의 정점을 맛보았고 또 여러 사람들에게 넘치는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친딸과의 관계 때문에 항상 결핍감을 안고 살던 프랭키 역시, 매기라는 존재를 통해서 혈연보다 더욱 깊은 애정을 나눌 수 있던 것은 물론이다.

 

인생은 무한한 선택의 연속이고, 삶의 의미를 만들어 갈 기회는 언제 어디에나, 심지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 곁에 자리하고 있다.

 

서른한 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권투를 시작하는 매기와, 그런 그녀를 따뜻하게 감싸고 지켜봐주는 프랭키의 모습처럼 말이다.

 

당신도 언젠가 자신에게 찾아오는 소중한 기회들을 알아보고, 또 자기만의 뜻 깊은 삶의 의미를 만들어가는 매일매일이 되기를…